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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들의 별천지"
타워팰리스 저리 가!
뉴욕보다 비싼 '평당 2900만원'…초호화 오피스텔 구경해보니…
몽땅 외국산… 유일한 국산은 '김치 냉장고'
불황시대 새전략 "명품 마케팅 적중한거죠"
조선일보 이위재기자 wjlee@chosun.com
▲ 사상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서울 서초동 강남역 인근 오피스텔 '부띠크 모나코'의 조감도.
오는 2008년 8월 서울 서초동 강남역 인근에 들어설 오피스텔 ‘부띠크 모나코’. 평당 분양가가 2300만~2900만원이다. 부(富)의 상징으로 꼽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분양가(평당 1000만~1500만원)를 가볍게 제친 국내 오피스텔 사상 최고(最高) 분양가다. 미 뉴욕 맨해튼 고급 맨션 평당 가격(약 2500만원)보다 높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도 할 수 없다는 ‘부띠크 모나코’ 모델하우스를 지난 24일 찾았다. 주차장에는 벤츠, BMW, 에쿠스 등 최고급 승용차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분양가가 최고 27억원을 넘는다는 90평형에 들어서자 “와!” 하는 탄성이 터졌다. 인도산 천연 슬레이트 바닥재, 시가 3000만원짜리 이탈리아제 리마데시오 붙박이장 등에서는 윤기가 흘렀다.
내부재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건조기·냉장고·세탁기는 독일제 밀레, 전자레인지·커피메이커는 이탈리아제 유로테크…. 샤워실은 그야말로 호사(豪奢)의 극치였다. 세면기는 스페인제 코스믹, 양변기와 비데는 일본산, 바닥은 최고급 온천서만 사용한다는 일본제 히노키. 세면기 위에 볼품없이 놓인 비눗갑이 35만원짜리고, 550만원짜리 일제 양변기와 1500만원짜리 샤워기를 장착했다는 안내원 설명에 기가 절로 죽는다.
이 ‘아방궁’ 안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국산은 김치냉장고뿐이다. 시공사인 G건설은 “김치냉장고는 외국산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사인 B사는 오피스텔 내부를 예술적으로 꾸민다는 명목 아래 각 실(室)에 피카소, 샤갈, 마그리트, 미로, 마티스 등 유명 화가 이름을 붙였다. 용적률을 낮춘 대신 모든 층에서 조망(眺望)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해 “전부가 펜트하우스”라는 설명. 서로 떨어진 두 방을 ‘스카이 브리지’로 연결한 모델도 있었다.
▲ "스카이 샤워기"욕실 1500만원짜리 샤워기, 샤갈·마티스 등 유명 화가의 작품 분위기로 꾸며진 초호화 오피스텔‘부띠크 모나코’의 욕실 내부 모습.
시행사는 원래 모델하우스를 30일까지 열 예정이었으나 분양이 일찌감치 끝나 26일을 마지막으로 철수했다. G건설은 “주로 외국계 기업 간부, 변호사·의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 등 이른바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들이 대거 몰렸다”며 “오피스텔은 1가구2주택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차원에서 매입하는 부류도 많았다”고 말했다.
‘부띠크 모나코’ 사례는 최근 ‘초(超)부자’로 통하는 ‘VVIP 마케팅’이 화두(話頭)로 떠오른다는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신흥 부유층 숫자가 22만5000명으로 국내 전체 인구 중 0.5% 가량에 달한다. 이들 평균 재산은 30억~40억원 정도이며 ‘불황의 무풍지대’에 속한다는 게 수입차, 카드, 패션, 골프 업체들 인식이다. 현대카드가 지난 2월 내놓은 연회비 100만원짜리 초고가 카드는 이미 가입자 1000명을 돌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재벌 일가, 대기업 임원,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유명 연예인들이 가입했다는 설명.
경쟁사인 S건설 관계자 역시 “VVIP 마케팅은 업계에선 이미 돈 되는 전략으로 통하고 다들 밀어붙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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